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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러시아 21차 제재 합의…그리스 거부권 철회 대가로 러시아산 LNG 제3국 운송 예외 인정

5시간 전조회 1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회원국 상주대표들이 23일 브뤼셀에서 러시아에 대한 21차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으며, 수주간 채택을 저지해 온 그리스는 러시아 침공 이전 체결 계약에 한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의 제3국 운송을 계속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확보한 뒤 거부권을 철회했다. 이번 패키지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을 배럴당 44달러 수준에서 12개월간 동결하고 그림자 선단 선박 30척과 개인 및 기업 250여 곳을 추가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 제한과 러시아 군인의 솅겐 지역 입국 금지 방안은 철회되거나 정치적 약속 수준으로 후퇴했으며, 총대주교 키릴과 루코일 창립자 바기트 알렉페로프는 제재 명단에서 제외됐다.

유럽연합(유럽연합, European Union) 회원국 상주대표들이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에 대한 21차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 수주간 채택을 가로막아 온 그리스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의 제3국 운송에 대한 예외 조항을 확보하면서 거부권을 철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럽연합이 마련한 21번째 제재 패키지다.

합의안의 핵심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운송 금지 규정의 완화다. 유럽연합은 앞선 제재 패키지에서 2027년 1월을 기점으로 역내 기업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제3국 이전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한 바 있으나, 그리스는 이미 법제화된 해당 조항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표결을 저지해 왔다. 최종 합의에서 회원국 다수는 러시아의 침공 개시 이전에 체결된 계약에 한해 제3국 고객에 대한 운송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해당 조항은 매년 재검토를 거치도록 했다. 기존 계약의 확대나 신규 계약은 금지된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연합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번 예외가 자동 갱신 조항을 포함한 1년 단위 조치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운송 물량이 2025년 수준으로 제한된다고 보도했으나, 물량 상한의 구체적 수치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제3국 운송 금지가 러시아의 수입원을 실질적으로 줄이지 못한 채 일본과 중국, 미국 등 경쟁국으로 시장 점유율만 이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선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요구는 그리스 선주 조지 프로코피우가 소유한 액화천연가스 운송사 디나가스(Dynagas)의 이해와 직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나가스와 자회사는 쇄빙 사양 선박 7척을 포함해 11척을 러시아 야말 액화천연가스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이 배럴당 44달러 수준에서 12개월간 동결됐다. 기존 산정 공식에 따르면 중동 지역 정세 변화에 따른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상한선이 배럴당 58달러로 상향될 예정이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장 충격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역량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가격상한 조정을 1년간 동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동결 기준선을 두고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배럴당 44달러와 44.10달러를 각각 언급해 매체별 표기에 차이가 있다.

이 밖에 이번 패키지는 가격상한 회피에 동원돼 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 30척을 추가 지정했다. 유럽연합은 지금까지 600척 이상의 해당 선박에 대해 역내 항만 접근과 서비스 제공을 차단했다. 러시아 은행권과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원유 거래 플랫폼, 전장에서 확인된 각종 금속류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으며, 침공 지원과 전쟁 선전, 제재 우회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개인 및 기업 250여 곳이 새로 지정됐다. 로이터통신은 금융기관 94곳과 모스크바 증권거래소가 지정 대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원안에 포함됐던 여러 조치는 협상 과정에서 축소되거나 삭제됐다. 대구와 명태 등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 제한 방안은 일부 회원국의 유보 의견에 따라 최종안에서 전면 철회됐다. 제재 명단에서는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 키릴과 루코일 창립자 바기트 알렉페로프 두 명이 제외됐다. 불가리아가 두 인물의 제외를 요구했고 이탈리아가 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군인의 솅겐 지역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은 실질적 이행 방안을 계속 모색한다는 수준의 정치적 약속으로 후퇴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영사 업무의 행정 부담과 법적 책임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조정이다. 오스트리아는 라이파이젠 은행 인터내셔널의 러시아 내 21억 유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제재 대상 투자회사 라스페리아(Rasperia)의 지정 해제를 요구했으며, 회원국들은 향후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상주대표위원회 차원의 정치적 합의로, 유럽연합 이사회의 서면 절차를 통한 공식 채택 절차가 남아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공식 채택을 형식적 절차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21차례에 걸친 제재 이후 27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제재 대상을 발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이 보는 확률

출처: Poly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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