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LGBTQ 문화 ‘국가 안보 위협’ 규정 논란…인권단체 “차별·폭력 조장 우려”
인도네시아 정부가 'LGBTQ 문화 진흥'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차별과 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학과 지방정부의 규제도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정책 발표 이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과 혐오 사건이 잇따라 보고됐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방위정책에서 ‘LGBTQ 문화 확산’을 비군사적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국내외에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해당 정책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명의로 70페이지 분량의 국가방위정책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문서에는 불법 거래, 테러, 마약, 온라인 도박과 함께 'LGBTQ 문화 진흥'이 비군사적 위협 목록에 포함됐다. 정부는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에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도록 지시했다.
법률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해당 조치가 지방정부의 차별적 정책과 단속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민법률지원원(ALDP)의 알버트 위리야 원장은 "이번 대통령령이 성소수자를 단순히 정체성만으로 처벌하거나 차별하는 새로운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대통령령 발표 이후 2026년 프라이드 먼스를 전후해 성소수자 대학생들에 대한 괴롭힘과 공격 사례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내 최소 10개 국립대학이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관련 활동을 제한하거나 관련 토론을 억제하는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바섬 보고르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반(反)LGBTQ 단체의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최소 15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폭행과 모욕을 당했으며 일부는 옷이 벗겨지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
인도네시아 대부분 지역에서는 성소수자 정체성 자체가 범죄는 아니지만, 아체 특별자치주에서는 샤리아법에 따라 동성 간 성관계가 처벌 대상이다. 인권단체들은 현행 여러 법률과 행정 규정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