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친화적이었던 탓에 역설적으로 멸종에 이른 동물들이 있다. 역사 속 여러 종(種)이 자신들의 신뢰심과 순진함으로 인해 인류의 사냥감이 되었고, 결국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도도새다. 16세기 모리셔스섬에 살던 이 새는 인간을 경계하지 않아 쉽게 포획됐다. 빠른 번식력에도 불구하고, 비행 능력이 없어 도망칠 수 없었던 도도새는 17세기 말 완전히 멸종했다. 스텔러 해우(바다소의 일종)는 18세기 초 발견된 지 27년 만에 사냥꾼들에 의해 전멸했다. 온순한 성질로 인해 포획이 쉬웠던 탓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신뢰의 저주'로 분석한다. 인간과의 접촉이 적었던 동물들은 방어 본능이 약해 포식자를 피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생물다양성 보존의 관점에서 이들 동물의 멸종은 인간이 자연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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